방송사 개그맨 공채에 합격했지만 몇 번 출연해 보지도 못하고 퇴출당한 철이는 왕년의 여배우였던 조지아 킴 할머니의 소개로 지하철 잡상인계의 ‘판매왕’ 미스터 리의 제자가 된다.
철이는 지하철 안에서 다른 잡상인인 미혼 임신부 수지와 만나게 돼 그녀의 집에 얹혀 살게 된다. 수지네 집에는 장애인인 그녀의 남동생 효철과 그의 신체 건강한 약혼녀인 여대생 지효가 함께 살고 있다.
수화와 점자를 익히며 점차 새로운 세계로 빠져드는 철이는 지하철 판매를 통해 ‘진짜 웃음’을 알아가면서 전격적인 길거리 캐스팅으로 날라리 극단에서 연기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강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서민과 장애인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지만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유쾌하다. 불행하고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작품 속 인물들은 서로를 감싸고 이해하면서 혈연이 아니면서도 가족이 되는 ‘대안 가족’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삶의 무거움을 지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자기 고통보다는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보인다. 작품 전반에 자연스런 웃음이 배어 나온다.
올해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심사위원들은 사회 의식을 능란한 입담으로 풀어낸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 처 : 매일신문(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