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정황’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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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정황’ 인권위 진정

최고관리자 0 2,995 2021.03.22 16:14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정황’ 인권위 진정

외부와 소통차단·정보폐쇄, 탈시설 권리침해 등 확인

“시설 자체로 기본권 침해 구조”…철저한 조사 촉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3-22 13:38:54

장애여성공감 등 3개 단체는 22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여성공감 등 3개 단체는 22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단체들이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에서 외부와의 소통차단 및 정보 폐쇄, 탈시설 권리 침해 등 인권침해 정황을 확인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며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장애여성공감 등 3개 단체는 22일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 인권침해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애여성공감에 따르면 지난 2월 22일 신아재활원 거주인 발달장애인 강 모 씨는 시설에서 탈출해 장애인 자립 생활을 지원하던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에 탈시설을 요청했다.

이에 강 모 씨에게 탈시설을 지원하던 과정에서 ▲코호트격리 상황에서의 외부와의 소통차단 및 정보 폐쇄 ▲당사자의 탈시설 권리 침해 ▲문제행동에 대한 통제로서의 약물 처방 ▲종교의 자유 침해 ▲신체적 폭력 및 위협 등 인권침해 정황을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이들 단체는 “해당 행위는 시설 거주인의 삶을 반인권적으로 통제하는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을 대상으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22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22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 ⓒ에이블뉴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는 강 모 씨의 증언을 통한 인권침해 정황에 대해 “기관에 (탈시설을 희망하는)편지까지 썼음에도 불구하고 신아원은 장애인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설재입소를 종용하고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핸드폰을 빼앗은 행위는 그 자체로 헌법 14조에서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의 침해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주인의 통화 내역과 메시지를 감시하거나 일부 삭제하기도 했는데 이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는 범죄다”면서 “수시로 비하 발언을 함으로써 장애인복지법을 위반했고 예배참여를 강제함으로써 거주인의 종교의 자유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또 “증언에 따르면 신아원은 일상적으로 약물을 통해 거주인을 통제했고 이러한 처치가 의학적 근거 없이 이뤄졌다는 정황이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형법상 상해죄에도 해당할 수 있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은 시설 자체의 속성 때문이다. 시설에서 거주인들은 개인 생활이 없고 단체생활을 한다. 이른바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시설은 거주인들에게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삶을 강요한다. 시설은 그 자체가 기본권을 침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인권위는 신아원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실을 철저히 조사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 권고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22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여성공감 유진아 활동가(왼쪽),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오른쪽).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22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여성공감 유진아 활동가(왼쪽),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오른쪽). ⓒ에이블뉴스
장애여성공감 유진아 활동가는 “시설은 탈시설 의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당사자와 만나기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고 서울시도 당사자의 탈시설 의사 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입소 때는 누구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당사자의 의지를 탈시설을 원하자 이렇게 끈질기게 묻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누구의 일상도 감시받지 않아야 하며 순응하기 위한 약물복용을 강제 받지 않아야 하고 시설에서 나오고 싶다면 나와야 한다. 평등한 인권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지만 그 안에서 강제되고 통제되는 삶을 살았던 장애인들, 코로나 위험 상태에 노출된 장애인들의 인생은 당연하게 여겨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 사실이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투쟁해 왔지만, 몇 명이 투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람이라면 이런 시설에서 통제받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길 바란다. 이 사람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충분한 조사결과가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아재활원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과 관련) 공식적인 답변을 주기는 힘들다"면서도 "인권위의 조사가 이행된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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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