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없는 삶 없다” 장애인 4명 벌금형 저항
권달주, 박경석, 이형숙, 최용기…자진노역 투쟁
전장연, 5여년간 4440만원 벌금…SNS 통해 후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3-18 18:26:43
“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싶다!”, “중증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한 생존권 예산을 보장하라!” 당연히 보장해야 할 권리를 외쳤다는 죄로,
장애인운동을 주도한 전국
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총 4440만원의 무거운
벌금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전장연 대표단인 중증
장애인 4명(권달주,
박경석, 이형숙, 최용기)이
벌금형에 저항, “투쟁없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면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이후 5박 6일간의 자진
노역 투쟁에 들어갔다.
전장연은
장애인차별을 철폐하고
장애인도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사회 변화를 꿈꾸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보장 정책을 요구하며 투쟁해왔다. 거리에서 외치고 행동하며 사회가 조금씩 바뀌어갔지만, 전장연의 투쟁은 ‘불법’으로 낙인돼
벌금형으로 돌아왔다.
2016년 경기 2층버스 점거, 2018년 당시 새누리당 당사앞 도로 점거 등
장애인 생존권 예산 보장 등의 당연한 권리를 외쳤다는 죄로, 전장연 활동가들이 5여년간 받은
벌금은 총 4440만원.
4명의 중증
장애인 대표단은
벌금으로 굴복시키려는 정권에 코로나19 속 편의시설, 활동지원사도 없는 구치소에서의
노역으로 당당히 맞서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누가 장애인 정책을 바꿨습니까. 우리는 기다리라고해서 기다렸지만,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몸으로 싸웠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장애인이 함께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싸웠습니다. 결과는 늘 억압이고, 차별이었습니다. 배제였습니다.”(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저희가 오늘 노역투쟁을 결의한 것은 저희의 투쟁으로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재판장에 가면 억울합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이 있는데, 잘못이 지자체와 국가에 있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게 억울함도 있지만, 우리가 이렇게 함께 투쟁해서 세상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동지들이 뿌듯한지 모릅니다.”(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
“우리가 벌금을 맞으면 맞을수록 장애인의 삶은 처절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투쟁할수록 이 사회는 장애인이 살기에 좋은 사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 구치소에 가서 나의 투쟁을 돌아보겠습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내가 LH직원처럼 신도시지역에 땅을 샀습니까. 내가 뭘했는데, 내보고 뭘 도대체 참으라는 겁니까? 높으신분들 오면 다 차 막는데, 그것은 왜 집시법 위반이 아닙니까. 그들은 길 막고 가고, 우리 권리를 막고 가는데, 그XX들이 진짜 범죄자 아닙니까? 저상버스 타시면 어떤 범법자가 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바꾸려고 한 사람들의 눈물과 투쟁이 있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십시오.”(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 노역투쟁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의 애끓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 벌금은 권달주 동지 혼자만의 벌금이 아닙니다. 장애인 탈시설에 연대하고, 거대 법인시설, 장애인 거주시설의 범죄행위에 반대하는 이들에 내려진 벌금입니다. 장애인의 인권을 외치고,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내려진 벌금입니다.”(정기열 이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벌금 때문에 중증장애 여성인 이형숙 소장님은 다시 또 구치소에 들어간다고 하십니다. 편의시설도, 활동지원사도 없는 구치소 생활이 어떨지 먹먹하기만 합니다. 구치소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건강이 무척 걱정스럽습니다. 하루도 빨리 나오실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십시오, 장애인 운동이 벌금 따위에 굴하지 않게 함께 싸워주십시오.”(김상희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한편, 이날 기자회견 이후 4명의 활동가들은 검찰청에 자진 출두해 노역에 들어갔다. 전장연은 SNS를 통해 벌금후원을 받고 있다.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477402-01-195204 박경석(전장연벌금)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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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