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인을 위한 '히어링 루프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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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인을 위한 '히어링 루프존' 만들기

0 2,266 2015.08.24 09:25
난청인을 위한 히어링 루프 존 설치의 외국 사례. ⓒ서인환에이블포토로 보기 난청인을 위한 히어링 루프 존 설치의 외국 사례. ⓒ서인환 국제세미나에 가보면 신분증을 맡기면 자동통역기라는 것을 받게 된다. 자동통역기라고 하여 기계가 외국말을 자동으로 번역해 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수신기에 불과하다. 통역자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수신기이다. 채널이 여러 가지가 있어 어느 나라의 말을 들을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동시통역을 듣고 대화해야 하는 경우라면, 통역자가 바로 옆에서 통역을 하면 되니 기기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순차통역이라면 마이크를 통해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그러나 동시통역이어야 하는 경우,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나 FM 송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데, 이는 각자 장비가 있어야 하고, 8미터 이상의 거리가 생기면 잘 들을 수 없다.

동시통역기 또는 자동통역기가 제공되는 회의장이나 세미나실에는 통역부스가 있어 통역사가 부스 안에 들어가는 방이 여러 개 있다. 각국의 언어별로 동시통역을 하면 무선으로 통역기에 전달되어 들을 수 있다.

여기에서 사용하는 전파는 FM주파수를 이용하여 무선으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이 방식은 공간이 적은 곳에서 가능하다. 비교적 규모가 큰 곳에서는 바닥에 구리선을 깔아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전파를 통역기에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바닥이나 천정 등에 선을 깔아서 자기장 전파를 보낼 수 있는 지역을 설정하는데, 이를 '히어링 루프 존'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단순히 소리를 증폭하여 먼 거리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할 경우라면 통역 부스가 필요 없을 것이고, 마이크나 TV, 라디오 등 다양한 소리도 '히어링 루프 존'을 설정하면 주위에 잡음이 있어도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만약 지하철에서 승객들의 소음이나 전동차의 소음이 아무리 심하다고 하더라도 '히어링 루프 존'이 설정되어 있다면 안내방송만을 증폭하여 명확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노령화사회로 들어서면서 난청인의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보청기 시장이 연간 250억원 정도로 10년 전에 비해 3배나 성장한 것이라고 하니 소리의 세상에 접근성은 떨어지고 있다.

동시통역 시스템을 보면서 이를 청각장애인 특히 난청인을 위해 이 기술을 응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청각장애인이 소리를 들었는지, 그리고 완전히 이해했는지는 알기가 어렵다. 소리를 대충 듣고 알아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들은 척할 수도 있다.

소리는 언어습득기에는 뇌의 논리구조를 만들어 주고, 노년기에는 치매를 방지해 준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치매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은 시각 상실은 사물로부터 격리되지만, 청각 상실은 모든 세계로부터 격리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화는 모국어로서 농문화의 고유한 문화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난청인에게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변인으로 머물게 만든다. 그러므로 문화의 이질성을 통합하는 소통의 고리가 필요하다.

우리가 대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리는 500mHz에서 4000mHz 사이의 음파인데, 전체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분 주파수를 못 듣는 사람도 있다.

판매되는 보청기는 집단용과 개인용이 있으며, FM 주파수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고, 소리 증폭만 하는 경우도 있다.

탁상용, 포켓형, 귀걸이형, 귀속형 등 다양한 형태 분류는 단순한 사용 형태를 기준으로 한 분류인데, 과거는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각장애인이라는 표시가 되어 착용을 기피하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이어폰 사용 인구가 늘면서 보청기 착용에 대한 거부는 많이 줄어든 듯하다.

보청기를 사용하는 경우, 필요로 하는 소리만 증폭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소리가 증폭되어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도 있고, 소음이 증폭되어 머리가 아프고 온 신경이 소리를 구분하는 데 쓰여 피로도가 매우 높을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회의장에서 국제통역을 위해 바닥에 선을 설치하는 경우, 일일이 매번 선을 설치하는 것보다 상설적으로 설치해 놓고 사용하면 행사 주최자의 경비도 절약되고, 설치도 보다 쉬울 것인데 매번 설치하고 철거하는 것을 보고 참 번거롭겠다고 생각했었다.

회의장이나 집회장소, 교회, 사무실 등에서 '히어링 루프 존'을 설정해 놓으면 특히 청각장애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청기의 60%, 인공와우의 100%는 텔레코일이 장착되어 있다. 모두 동시통역기 수신기가 들어 있는 셈이다. 전화통화를 할 경우 텔레코일을 작동하면 평소의 소리증폭 기능이 꺼지고 전화기의 소리를 자기장 전파를 통해 증폭하여 듣게 해 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화소리만을 듣게 되어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텔레코일의 작동은 수동으로 할 수도 있고, 자동으로 할 수도 있다. FM 주파수 전송이나 블루투스 방식보다 '히어링 루프 존'을 이용하여 난청인에게 편의를 줄 경우, 별도의 기기가 필요하지 않고, 특히 배터리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으며, 소리감지 거리의 제한에서도 자유롭게 된다.

최근 미국에서 행한 실제 실험에서도 보청기를 이용할 경우 60% 정도의 소리를 이해한데 반해 '히어링 루프 존'을 설정한 곳에서는 80%의 말을 이해했다고 한다.

히어링 루프와 텔레코일을 영화관, 체육관, 회의장, 가정, 교회, 강의실, 법정, 대합실 등에 설치한다면 청각장애인 중 난청인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정보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간단한 기기나 앱이면 된다. 귀를 상장하는 히어링 루프 존 심벌도 더 이상 청각장애인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 등 모든 난청인의 상징으로 수용될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법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로 국제회의장이나 다른 문화시설, 교육시설, 교통시설, 공공장소에 설치하도록 함으로써 청각장애인들도 소리세상에서 평등하도록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다중시설에서 서로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히어링 루프와 전송방식에 대한 표준이 필요하고, 교육에서 청각장애 학교와 특수학급 등에서부터 설치를 의무화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히어링 루프와 보청기, 또는 히어링 루프와 스마트폰의 연결은 맑은소리 세상을 제공하고, 개인 맞춤형이나 집단 서비스 모두가 가능하며, 호환성이나 경제성 면에서도 현재의 기기 사용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세상에서 소리의 거센 파도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으로 난청인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만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소리 전달 방식의 비교. ⓒ서인환에이블포토로 보기 청각장애인을 위한 소리 전달 방식의 비교. ⓒ서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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