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근로자 든든한 그림자 ‘근로지원인’
2006년 굿잡IL센터 시작, 투쟁 끝 제도화 성공
당사자 만족도 ‘굿’…수당, 주말근무 개선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4-02 15:37:30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는 몇 명일까요? 전체 인구의 5%, 약 250만명 정도가 등록 장애인이며, 등록이 되지 않은 장애인 수까지 합하면 450만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주위에는 일상생활을 돕는 활동지원사, 장애인이 장애인을 지원하는 유일한 직업인 동료상담사, 그들의 ‘다리’, ‘손’을 만들어주는 의지보조기기사, 사회복지사 등 많은 분들이 동행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묶어 장애계, 소위 ‘장판’이라고들 칭합니다.
장애인을 위해 묵묵히 그림자가 되기도, 때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어쩌면 생소했을 그들의 직업 정신을 알리고자, 에이블뉴스는 ‘장판’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두 번 째는 장애인 근로자의 든든한 그림자 ‘근로지원인’입니다.근로지원인서비스는 지난 2006년 민간인
굿잡자립생활센터에서 첫 시작된 이래로 2011년 ‘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속 법률조항 신설을 통해 정식 제도화 됐습니다. 제도화 된지 벌써 8년,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수행을 위한 든든한 도우미로 자리 잡았습니다.
근로지원인은
장애인근로자가 핵심적인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으로,
장애인 근로자의 핵심직무를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것과는 무관하며,
장애인근로자가 작업현장에서 지원인의 도움 없이는 수행할 수 없는 일로 제한돼야 하는데요. 서비스 영역은 각 장애유형별로 다릅니다.
지체‧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업무수행과 관련된 컴퓨터 활용 등 부수적 지원 ▲핵심 업무 수행하는데 신체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장애로 인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물건을 들거나 이동 지원 ▲출장 및 업무를 위한 휠체어 등 이동 지원 ▲주된 업무와 관련된 전화를 받거나 손 등을 이용한 서류 관리 등입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업무보고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등 기술적 지원 ▲서류 대독, 점역, 수기 등 업무와 관련한 지원 ▲인터넷, 신문, 전문서적 등 업무와 관련한 정보 검색 ▲직무상 강의, 교육 등 외부 스케줄과 관련된 지원 등입니다.
청각‧언어장애인은 ▲비
장애인 동료 또는 상관과의 대화 시 수화통역 지원 ▲직무상 연관된 고객관리 지원 ▲직무상 강의, 교육 등 외부 스케줄과 관련된 지원 ▲업무와 관련된 전화 받기, 대화 기록 등 지원 등을 서비스 받을 수 있고요.
지적‧자폐성 장애인 또한 의사소통 및 고객 응대 등에서 도움을 받습니다.
물론, 이 제도가 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장애계의 피나는 투쟁의 결과입니다.앞서 설명했듯,
근로지원인서비스는 2006년
굿잡자립생활센터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안기획사업으로 첫 실시됐으며, 다음해 중증
장애인 고용 안정화를 위한 제도화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그 결과 2007년 고용노동부 부처 공모형 사회적일자리 사업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했지만, 지원 대상을 ‘영리사업장 근무
장애인’으로만 한정해 장애계의 우려와 비판을 받았죠. 이에 고용부가 비영리사업장 근로자에까지 확대 운영한다고 발표했지만, 또
장애인관련 기관 및 시설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황당한 지침을 내놔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세밀하지 못한 지침 변경으로,
장애인관련 기관 및 시설을 제외하는 ‘
장애인고용관리비용 지원사업’ 기준을 그대로 따라 버린 것인데요. 설상가상으로 2008년 9월 20일 예산부족을 핑계로 사업을 종료하며, 총 6억원을 투입해 60명의
근로지원인 파견에 그친 초라한 성적표를 내놓게 됩니다.
이어 10월 한국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에서 ‘
장애인 근로자 근로지원 서비스’를 시범사업으로 다시 시작했지만, 1년도 가지 못한 2009년 2월말 당분간 종료된다고 발표했다가
장애인당사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며 우여곡절 끝 2011년 3월 ‘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법률조항 신설로 제도화가 이뤄진 겁니다.
본인부담금 또한 2012년 시간당 500원(수화통역 700원)에서 2013년 300원으로 인하된 것이고요.
한국
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올해
근로지원인 수를 지난해 12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렸고, 예산 또한 20억72600만원에서 55억47700만원으로 확대한 상태입니다.
근로지원인 임금은 시간당 8350원이며, 수화통역 및 점역의 경우 시간당 9980원으로 책정됩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민간교육기관을 선정했고요.
지원시간은 법정근로시간 주 40시간, 일 8시간 이내며,
장애인 이용자의 본인부담금은 시간당 300원입니다.
다년간 투쟁 끝 이뤄낸, ‘근로지원인서비스’. 당사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습니다. “허리를 사용해야 하는 일을 도와줄 때가 가장 고마워요, 기본적으로 소리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많은 부분이 단절돼있는데 근로지원인서비스를 통해 많이 해소됐어요. 내 자존감이 향상됐어요, 일 외에 다른 부분을 신경 쓰지 않아서 좋아요.”
해냄복지회가 지난 2016년 7월부터 9월2일까지 서울시
근로지원인서비스를 받고 있는 이용자 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인데요.
근로지원인서비스를 통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96%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 내린 겁니다.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은 멉니다.
근로지원인들은 일 8시간으로 제한된 지원시간은 대체적으로 만족한 반면,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에는 불만족인데요.
최저시급의 20% 정도 인상, 연차와 초과 수당제공 및 휴가, 6시간 이상 근무 시 식사 및 교통비 제공 등 전반적인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이용자들이 느끼는 개선점도 있습니다.
“비영리단체 대표도 근로지원인 제공 필요, 주말근무 또는 야간 근로 등이 필요한 경우 지원받기 어려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닌 예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필요할 때 지원 받기 어려움, 1년 단기계약보다는 안정적으로 2~3년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음. 주말이나 추가 근무와 같은 부분이 필요함”아직
근로지원인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실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선적 현황 파악 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장애인근로자의 ‘든든한 그림자’로 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 지속적 발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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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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