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장애인 참정권 보장” 외로운 투쟁
차별 개선 요구에 ‘면담 거부’…“책임 가져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5-19 15:02:24
19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6개단체로 구성된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대응팀(이하 대응팀)이 “
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차도, 사람도 지나다니지 않는 외로운 기자회견임에도 “더이상 외롭지 않은 외침이 되지 않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끝까지 목소리를 높이며 선관위를 압박했다.
지난 4월 15일
21대 총선을 앞두고 구성된 대응팀은 선관위와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담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달
장애인 그림투표용지 도입 서명운동, 접근권 개선 기자회견 등을 진행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직선거법이 개정돼 ‘
장애인 투표소 접근이 93% 이상 가능하다’는 선관위의 답변에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였다.
갑작스러운 발달
장애인 투표지원에 대한
투표관리 매뉴얼이 바뀌며 실제
투표를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으며, 방역물품이 없는 1층 임시 기표소, 장애로 인해 라텍스 장갑을 낄 수 없어
투표를 못 하는 상황 등 차별사례가 여전히 발생한 것.
또한 충북 옥천에 사는 근육
장애인 이수찬 씨가 생애 처음 현장
투표를 하기 위해 교통수단, 응급상황에 따른 의료진 배치 등 편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역선관위로부터 거부당하기도 했다. 결국 옥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으로 선거 당일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성공했지만, 선관위 측에서는 사과 및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응팀은 이번
21대 총선에서의
참정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선관위원장 면담자리를 요구했지만, ‘선거 전
장애인단체들을 방문하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일정을 선거 후에도 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면담요청을 거부해온 것.
대응팀은 비가 쏟아지는 선관위 앞에 모여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며 선관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오는 30일 21대 국회에 입성할 정의당 장혜영 당선인은 “왜 대한민국의 선거는 오직 비
장애인들에 의한, 비
장애인만을 위한 선거여야 하냐. 시민들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를 뽑는 행사이듯이,
장애인들도 자신들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한 사람을 뽑을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장애인도 시민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에 반드시 참여해서 이뤄내겠다. 선관위에서도
21대 총선에서의
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지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책임 있게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대표는 “활동지원사나 가족과 함께
투표하려다가 쫓겨나고,
투표를 빨리하라고 재촉해서 당황하고, 방법을 제대로 안 알려줘서 대충 찍고 나오는 등
21대 총선에서 발달
장애인 투표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라면서 “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사진과 정당로고를 박고, 공적 조력인 2인을 배치해서
투표를 도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장애인권법센터 김예원 변호사는 후보자의 사진과 정당 로고가 그려진 대만의 실제
투표용지를 들고, 온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그림투표용지 시행을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20대 국회에서 발달
장애인, 저시력
장애인, 글씨를 읽기 어려운 분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투표용지에 후보자 사진, 정당 로고를 박아달라는 공직선거법이 발의됐지만,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면서 “일정한 대상자를 한정해서 별도의 예산을 들여서 하는 시혜적 의미의 특수
투표용지가 아닌, 온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투표용지로 설계돼서 실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임경미 소장은
21대 총선에서 선관위로부터 현장
투표를 위해 필요한 의료진 제공 등 편의 지원을 거부당한 근육
장애인 이수찬 씨의 글을 대독했다.
‘지나치게 행정 편의적인 선관위를 보며 이 나라는 정말 모든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맞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세월 외부와 담을 쌓고 살아왔던 저로서는 다시 밖으로 나가 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국가가 이런 식으로 외면하고 의지를 끊는다면 다른 장애인분들 또한 더욱 결심하기 어려워질 것이고, 그렇게 한두 명씩 사회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대한민국 인권 수준도 퇴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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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