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특수교육법 시행 1년, 효력 미약

   커뮤니티   >  복지뉴스

복지뉴스

장애인특수교육법 시행 1년, 효력 미약

0 3,592 2009.09.30 17:01
특수교육 여건 여전히 미흡…지역간 격차도 심각

전국 시·도 교육청 특수교육 여건 조사 결과 발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특수교육법)이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특수교육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역간 격차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는 30일 오전 11시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 시·도 교육청의 특수교육 여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안민석·이상민 의원실과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가 특수교육법 시행 1주년을 맞아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특수교육 여건과 특수교육법 시행 현황 부문의 70개 지표에 대한 점수를 산출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큰 개선 없고, 지역간 격차 심각=이날 발표된 주요 조사 결과를 보면, 총 지표에 대한 전국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57.83점으로 나타나 전국적으로 특수교육 실정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울산시(66.82점)였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곳은 전북(48.26점)이었다.

특히 특수교육여건 부문의 주요 지표별 점수 산출 결과, 지역간 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이 드러났다.

총 교육예산 대비 특수교육 예산의 비율의 경우, 대전광역시가 5.8%인데 반해 경기도는 3.1%로 가장비율이 낮은 시·도 사이의 차이가 2.7%에 달했다.

고등학교의 특수학급 설치율을 보면, 인천시의 경우 설치율이 51.4%에 달하는 반면 전라북도는 11.54%의 설치율을 보여 39.86%의 큰 차이를 보였다.

장애영아의 무상교육 수혜율의 경우, 인천시의 경우 등록 장애영아 122명 중 109명이 지원을 받고 있어 특수교육 수혜율이 89.34%로 나타났지만, 대전시와 전북, 경남지역은 장애영아에 대한 특수교육이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이밖에도 장애유아의 특수교육 수혜율의 지역간 최대 격차는 74.68%로 나타났고, 특수학교 고등부의 학급당 학생수는 지역간 격차가 최대 4.8명, 특수교사 1인당 특수교육대상자수의 최대 지역간 격차는 2.4명 등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별로 큰 불균형 양상을 보였다.

▲특수교육법, '유명무실' 조항 많아=특수교육법 시행 현황 부문의 조사 결과, 특수교육법 시행령이 상당 부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특수교육법은 각급학교의 장이 통합교육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전국 일반학교 중 27%가 통합교육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의 학급당 정원에 대한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특수교육법은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의 학급당 학생수를 각 과정별로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 150개 특수학교의 610개 특수학급 중 총 361개(51.18%)가 이를 위반하고 있었다.

한편, 안민석·이상민 의원과 장애인부모연대는 전체 조사결과 자료를 오는 5일 추가공개할 예정이다.

안민석·이상민 의원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오는 5일부터 열릴 국정감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측에 특수교육 현황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며, 이후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와 함께 관계기관 및 전문가와 토론회를 열어 정부 차원의 개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서 안민석 의원은 "이번 평가가 특수교육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교육기관이 이를 개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매년마다 이러한 평가를 실시해 낮은 평가점수를 받은 교육기관이 제도를 시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송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는 "특수교육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지역간 불균형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대한 책임을 시·도 교육청으로 떠넘겼기 때문"이라며 "교육과학기술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특수교육법 집행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